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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뉴스가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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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1-01-18 18:10 조회1,3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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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는 어디로 가는지 행선지를 몰랐고, 그곳에 도착하고서도 그곳이 어딘지 몰랐으며, 돌아와서는 자신이 어딜 갔다 왔는지조차 몰랐다."

요즘 이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콜럼버스와 뉴스제작자의 공통점이란 생각이 든다.

지난 며칠 동안 하루의 대부분을 부산 여중생 살해뉴스를 접하며 살았다. 범인에 대한 거취가 일요일도 쉬지 않고 실시간으로 전달됐으며, 중학시절 행동발달 상황도 알려졌다. 담임 선생님의 개인 인터뷰까지 실렸고, 범인을 입양한 칠순 양부모의 한숨소리도 들려줬다.

"신문에 났더라." 사람들은 뉴스를 있는 그대로 믿는 경향이 강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수차례 게이트키퍼를 거치면서 걸러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이기에 객관적이고 정확할 것으로 믿는 탓이다.

뉴스는 우리들의 일상 중에서 친구와 이웃, 직장 동료들과의 대화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맞는 말이다. 우리들은 뉴스로 눈을 뜨고 뉴스와 함께하루를 마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은 많은 사람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뉴스임은 분명하다. 피어보지도 못한 채 지고만 열세살 소녀가 남의 자식 같지가 않아서다. 범인에 대한 증오도 극에 달하는 느낌이다. 또 다시 냄비처럼 끓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청소년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분명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속편 같은 내용의 보도는 사양하고 싶다. 매체마다 헤드로 클로즈업한 범인의 얼굴은 또 다른 시각폭력이다. 증오를 넘어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중학생 시절 범인과 비슷한 성격유형을 가진, 지금 우리아이들의 인권침해도 우려가 된다. 이 땅의 다른 입양아에 대한 편견도 걱정이다.

뉴스가 콜럼버스가 되어 표류해서는 곤란하다. 결과를 고민하고 인간에 대한 배려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뉴스란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을.



한상덕(대경대 연극영화방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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